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아주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중 가장 크게 바꿔놓은 것 중에 하나는 아이들의 여가시간과 언어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여년 전에만 해도 아이들의 언어능력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때도 책을 잘 못 읽은 아이들이 있었고, 자기 연령대 적정 수준의 언어능력을 갖추지 못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것은 그 후로 꾸준히 대세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5~6년 전의 중학교 1학년에 비해 3~4년 전의 중학교 1학년의 언어능력이 낮고, 3~4년 전 중학교 1학년에 비해 지금의 중학교 1학년이 더 낮다는 의미입니다. 비록 단언을 할수는 없지만 이런 추세가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전 연령대에 걸쳐 언어능력 평가점수의 하락 추사게 뚜렷하고, 책을 잘 못 읽은 아이들의 숫자가 크게 늘었으며, 글을 제대로 못 쓰는 아이들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당수의 아이가 중독에 가까운 스마트폰 사용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 어린이 청소년도서 판매량이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점도 이런 의심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지금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상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자기 연령에 못 미치는 언어능력을 가진 아이가 너무 많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머지않아 적정 수준의 언어능력을 가진 아이를 찾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언어능력의 하락 추세는 여자아이들보다 남자아이들에게 더 많이 그리고 더 크게 일어납니다. 성별에 따른 언어능력 격차는 실제 성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2014년에 실시한 교육과정평가원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여학생들은 2010년 이후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남학생들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두어 왔습니다. 특히 국어와 영어 성적의 격차가 심한데, 중학교 3학년의 경우 국어 평균 성적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매년 10점 가까이 높았고, 영어의 평균 성적은 8점 정도 높았다고 합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남학생들의 나쁜 학습 태도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진단한 것에 불과합니다. 유사 이래 지금껏 남학생들의 학습 태도가 여학생들보다 좋았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생리적 특성상 남학생들은 가만히 앉아 설명을 듣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남학생들의 성적이 여학생들에 비해 이렇게까지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10여 년간의 평가 결과에서 남학생들의 성적이 여학생들에 비해 떨어지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이폰이 출시된 것은 2007년입니다.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 바로 2010년 무렵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남학생들의 성적 하락이 스마트폰이나 게임과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더 많이, 더 심각하게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기 때문입니다.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언어능력을 떨어뜨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 자체의 위험성입니다. 컴퓨터 게임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밝혀진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언어능력을 떨어뜨리는 두번째 이유는 이것이 아이들의 여가시간을 블랙홀처럼 빨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초등학교 고학년은 약 80%, 중학생은 95%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은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 이유 중 하나는 사교육입니다. 스마트폰이 학원을 많이 다니는 것에 대한 보상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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